보통 유기견을 입양 한다면 적응 하는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궁금하실까 하여 참깨의 적응기간 얘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2017년 2월달에 처음 만나 운명같이 가족이 되었고
그 달에 심장사상충 양성 결과가 나와 3월초에 심장사상충 주사를 맞고
4월달엔 급성알러지 반응과 췌장염으로 2박 3일 입원을 하고
5월달엔 한달간의 생리와 상상임신까지
아주 쉴틈없이 애미애비를 들었다놨다 하는 일들이 쭈욱 있었어요.
그렇게 정신없지만 참깨랑 깨볶기만 하는 하루하루가 이어지는가~ 할 수도 있지만 반려견을 키운다는건 정말 일상이 죄 뒤집어지고 모셔야 하는 상전이 생긴거나 다름 없어요.
거기에 기본적인 훈련도 시켜야 하고 배변훈련, 산책 훈련 등등
정말 해야하고 알아봐야 할 것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배변훈련은 특히나 장기전으로 생각하셔야 해요.
허리가 긴 체형의 닥스훈트의 특성상 배변 훈련이 쉽진 않아요.
게다가 참깨는 저희집에 적응하면서 뭐가 그리 불안했는지.. 다시 버려질까가 걱정이였는데 불안성, 스트레스성 배변 실수가 잦았어요.
자다가도 오줌을 쌀 정도였으니 말이죠
배변이 99%로 정도 완벽에 가까워 지는데까지 걸린 기간은 대략 6개월 정도였어요.
생각보다 길다 싶으실 테지만 배변 훈련은 늘 긴장을 놓으시면 안된다는거~
산책을 정말 정말 싫어하는 참깨는 남편과 저 둘다 함께 나가야 그나마 산책을 잘 했어요.
저 혼자 산책을 데리고 나가 공원 한바퀴 돌고 집에 오는 30~40분 코스 산책을 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무려 1년 이였습니다.
보통의 강아지들 한테 산책갈까?는 개흥분을 부르는 마법의 단어 이지만 참깨에겐 전혀 통하지 않았답니다.
산책갈까? 하면 자기가 나가고 싶으면 긍정의 눈빛과 옹알이를… 싫으면 동공지진 나는 눈을 피하고 켄넬로 도망…
산책을 좋아하게 하기 위해 간식은 산책 나가서만 주고 집 근처 공원까지 가는 길을 싫어하나 싶어 차를 타고 이동해서 공원을 가기도 했었죠.
참깨랑 처음 바닷가를 갔었던 때인데 바닷가를 가는게 아마 처음이였던거 같아요.
걸을 때 마다 몸에 모래가 막 튀니까 다섯 걸음에 한번씩 몸을 털고 옆에 다른 강아지들은 씐나게 뛰어다니는데 참깨는 뒤뚱뒤뚱 엄청나게 조심조심 걸을면서 털어대기만 했었죠.
저 표정 보이시나요? 무언가 맘에 안들때면 저래 슬푸디슬푼 아리디 아린 눈빛을 발사해요
받들어 뫼시기 힘든 상전님입니다.
참깨는 버려졌던 기억 때문인지 밖에 있는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건 입양 5년차인 지금까지도 그래요.
그래도 강아지라면! 댕댕이라면! 좀 뗘 놀고 그래야지 임뫄! 하면서 저는 꿋꿋하게 참깨를 데리고 나들이를 댕겼어요.
돗자리를 들고 공원에 갔을 때 인데 표정 보이시죠?
심기가 불편하시답니다…..
위에 사진은 처음 차박캠핑을 갔을 때 사진인데 차에서 다 같이 자고 일어나 돗자리를 밖에다 깔아주니 저 땐 또 기분이가 좋으셨답니다.
빙구미를 발사해 주셨지요.
밖에 있는걸 무조건 싫어하는건 아니에요
지 만의 기준이 있답니다. 좋고 싫은 지만의 확실한 기준….
제 상전은 비위 맞춰 드리기 참 쉽지 않은 상전님입니다.
그렇지만 입양 이후 세 달간의 변화도 아주 컸어요.
세달이면 우리 개가 달라졌어요~ 를 찍을 수 있답니다.
닥스훈트 참깨의 입양 완전 초기에는 산책을 나감 꼬리가 아주 엉덩이 사이에서 나올 생각을 못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에도 움찔움찔 놀라고 무서워하고 스트레스 시그널을 마구 보내던 참깨가….
약 한달 이후엔 꼬리가 바짝 올라가 있는걸 볼 수 있었어요.
정말 꾸준한~ 포기 하지 않는 노력으로….크흡 ㅠㅠ
겁이 정말 많기도 했고 다른 강아지와 어울리는 사회성도 없었던 참깨는 입양 3개월이 지나고 나서는 다른 친구들과도 인사를 잘 나누게 되었어요.
다만 너무 발광(?) 하거나 격하게 다가오는 아이들은 피하고 참깨와 코드가 잘 맞는 얌전하고 조심히 다가오는 아이들 하고는 인사를 하더라구요.
저는 지금까지도 지나가는 다른 강아지와 굳이 인사를 시키지 않아요.
지금까지 인사를 하겠다며 다가 오던 다른 아이들이 참깨에게 공격적으로 굴거나 했던 경우가 많아서 길에서 만나게 되면 한쪽으로 비켜서서 지나가길 기다리거나안아들거나 해서 굳이 인사를 시키지 않아요.
모든 강아지 친구들이 신사적이지 않기 때문에 인사를 굳이 해야 사회성 좋은 강아지 인것 마냥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공원가서 공놀이도 가능해진 참깨양입니다~
사람없는 한적한 공원에서 리드줄 없이 산책도 해보았어요.
물론 그 전에 필수 훈련이 콜백 훈련이지요~
공원가서도 집에서도 참깨~! 라고 부르면 바로 저한테 오도록 하는 연습 정말 많이했어요.
참깨가 성격이 워낙 차분하고 흥분도가 낮은 아이라 어디 멀리 뛰쳐나가고 새나 고양이를 보더라두 짖거나 달려들거나 하는 게 없어요.
그냥 너 고양이냐? 하며 한번 쓱 쳐다보고 지나쳐 갑니다.
전 정말 강아지로또를 맞은 견주입니다 ♡
유기견이였던 참깨를 입양하고 3개월이 지나고 나서의 변화들을 올려보았어요.
여느 매체에 나오는 것 처럼 입양하고 바로 귀여운 모습들을 기대하시면 안돼요.
주인 바라기 하며 귀여움을 만끽 하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두시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기다려 주시면 서서히 바껴가는 모습에 감동이 몇 배로 더 크게 다가올겁니다.
내가 생명을 구해 이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과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