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이였던 참깨를 입양한 지 두달 쯤 되어 갈 때 있었던 일이에요.
저녁을 먹으러 외출하기 전에 간식을 주고 나갔다 왔더니 토를 두어군데 해놓은 걸 보고 그땐 급하게 먹었나..?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어요.
밤이 되면서 부터 참깨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하더라구요.
검색을 해 보았더니 알러지 반응인거 같은데 늦은밤이라 병원을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남편이 일단 지켜보자고 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참깨를 확인해보니 아침까지두 얼굴이 퉁퉁 부어있더라구요……
집 근처에 응급실을 운영하는 2차 병원을 알아내곤 아침 7시에 결국 병원을 갔더랬죠.
병원에서는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하고 반나절 입원해서 수액을 맞으면 좋아질꺼라고 해서 입원을 시키고 전 출근을 하고 참깨 퇴원 시간에 맞춰 병원을 갔었는데 다행히 퉁퉁 부은 얼굴은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고 참깨 컨디션도 괜찮아 보여 휴우 다행이다 하고 넘어갔더랬죠.
초보 견주였던 저는 참깨를 입양하고 신나게 이것저것 사다 날으며 이것도 사줘보고 저것도 사줘보고 견주 만족 쇼핑을 즐기며 애견박람회도 신나게 다니면서 극성견주 역할에 심취해 있었답니다.
참깨 알레르기를 일으켰던 원인 중 하나가 저기 위에 있어요……
외출전에 주고 나갔던 닭가슴살 간식이 원인인거 같더라구요
그거 말곤 새로 바뀐 간식이나 음식이 없었거든요…
신나게 사다가 나른 것들을 쫘악~ 펼쳐 놓고 인증샷까지 찍고….
좋다고~ 인스타에도 올리며 그랬더랬죠…
그 중 하나가 참깨를 아프게 할줄도 모르고 말이죠
참깨는 심장사상충 주사를 맞고 일주일이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우울했던 표정들은 사라지고 밝아진 표정과 눈빛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심장사상충 치료중엔 절대안정!!이 필요합니다.
저처럼 산책시키고 귀엽다며 장난감 가지고 놀아주며 아일 움직이고 흥분시키게 하면 절대 안됩니다!
그 이유는 제가 겪은 일을 설명 드릴게요.
알레르기 반응으로 반나절 입원시키고 퇴원 하고 그 다음날..
산책 나갔어요. 참깨도 컨디션이 괜찮아 보였거든요.
가까운 공원을 가서 산책을 하는데 참깨가 토를 하기 시작했어요.
연달아 네번을 하길래 너무 놀라서 급하게 안고 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죠.
병원을 가는 차 안에서도 연달아 세번 정도 토를 하고는…
제 팔 안에서 축 쳐지며 기절을 하더라구요…..
그때 정말 얼마나 놀라고….아일 잃을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에 정말 벌벌 떨었어요.
다행히 병원이 가까웠던 편이라 급하게 들어가 참깨가 기절했다는걸 알리고 응급조치를 받게 되었어요.
처음 맥박이 아주아주 낮아 위급한 상태였고 급하게 응급조치를 받은 참깨의 맥박은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전날 입원했던 기록을 살펴본 수의사분이 피검사를 진행했고 췌장염 키트검사 코로나 키트 검사등을 했으나 키트 검사에선 발견되지 않아 결국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어요.
참깨의 속을 초음파로 아주 다 보게 되었지요.
초음파 검사 결과 진단은 췌장염! 이였어요.
췌장염 키트 검사는 일정 수치 이상이 나와야 검진이 되는데 참깨는 그 수치가 나오지 않아 키트검사로는 발견이 안됐던거죠.
췌장염을 치료하기 위해 혈장치료를 진행했고 참깨는 이틀 정도 입원을 하게 되었어요.
초음파 검사결과를 보며 상담을 진행하는데 참깨 심장을 보고 너무나 놀랐어요….
오른쪽 심장이 많이 비대해져 있었고 폐동맥 간 등등 혈관들이 확장되어 있었던거죠.
심장사상충의 사체들이 아직 다 사라지지 않고 혈관을 통해 이동하게 되는데 그때 심장을 무리하게 쓰게 되거나 하면 참깨처럼 심장이 비대해질 수도 있답니다.
절대 심장에 무리가 가게 하면 안된다는 사실…
심장사상충 치료 중엔 급격한 흥분, 산책 등을 아주 조심해야 한다는 걸
그때야 알았답니다….바보같이…
혹여 심장사상충을 치료하는 중이시라면 수의사 분께 주의사항 등을 정말 꼼꼼하게 물어보고 체크하세요.
그 아픈 상태로 초보 바보견주를 따라 산책을 하고 재밌게 놀아준다며 아일 흥분시키고 정말 그날 집에와서 펑펑 울었어요.
너무 미안하고 왜 그걸 미리 알아보지 않았는지 자책하면서요.
왼쪽 영수증은 알레르기로 인해 반나절 입원하고 냈던 병원비 영수증이고 오른쪽은 췌장염으로 여러가지 검사를 받고 난 후 냈던 병원 영수증이에요.
위의 병원비 외에 이틀 입원하고 냈던 병원비가 추가로 200만원 정도 더 냈던거 같아요…..
몇 년 전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사진으로 남겨둔 영수증이 저 두장 뿐이네요.
초보 견주의 뼈아픈 실수 때문에 참깨는 아프고 통장은 털렸고 제 품 안에서 기절하는 참깨 때문에 정말 심장이 덜컹 내려 앉는 경험을 했고.. 이래저래 참깨나 저나 꽤나 고생을 했던 일이였어요.
위에 일을 겪고 나서 강아지 간식을 살때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사게 되었고 더 이상 애견박람회에 가서 쓰잘데 없는 용품들은 사다 나르지 않게 되었고 참깨 먹는거에 대해 더 알아보고 살펴보게 되었어요.
반려견의 건강은 전부 견주의 책임이기에 크게 반성하고 아팠던 참깨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게 되었네요.다른 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의 과정을 밟지 않길 바라며 이 글을 올려봅니다~